레고랜드 저머니

 

엄마가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 건우와 난 아침 공기를 전채삼아 식욕을 돋운다. 한번도 지나가 본 적 없는 길의 끝에 건우에게 꿈의 생명체인 말들이 한가롭게 이슬에 젖은 아침풀을 뜯어 먹고 있었다. 건우에게 '달린다는 것'의 신비를 각인시켜 준 것은 아마 말일 것이다. 남자아이들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온다는 동물 이름은 뢰베(Loewe, 사자)라는데 건우는 페어트(Pferd, 말)라는, ㅍ 과 ㅎ을 동시에 발음해야하는 어려운 단어를  제일 먼저 흉내냈다. 어찌나 발음을 정확히 하는지 독일 아이들 보다 낫다.


그리고 우린 아내가 준비해 온 외계의 아침밥을 먹었다. 지역 특산품 산딸기 잼과 갓구워낸 크로와상. 시골이라서 먹을 거리가 다양하게 없었다며 그날 아침 따라 완벽한 선량함을 뿜어 내던 아내에게 우리는 오직 부지런한 자의 권리 앞에서 겸허하겠다며 차려 낸 아침을 맛있게 먹을 따름이었다.



그리고 고속도로로 빠져 나가 약 10분 정도 달려서 만난 레고랜드.


처음에 레고랜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큰 장난감 가게정도일 거라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놀이터를 만들어 놓고 집으로 가지고 갈 수 없는 여러가지 레고들을 마음껏 만지작 거릴 수 있게끔 배려해 놓은 공간 쯤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레고랜드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놀이동산이었다. 다만, 레고로 지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레고로 지어 놓았을 뿐이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놀이 동산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들이 레고를 만나면서 두 배 세 배로 다양하고 독특해 보이게 되었다. 마치, 오직 레고랜드에 가지 않으면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존재들이 되어 있는 것이다. 테디베어가 테디베어인 것 처럼, 세상에 레고는 레고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레고랜드는 놀이동산과 레고의 유쾌한 시너지 효과다. 



레고랜드는 비단 아이들 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보통 어른들과 함께 오기 때문에, 어르들을 위한 배려도 갖춰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레고랜드 운영자들의 가시적인 어른편의시설이 있기 전에 먼저 레고랜드에 들어 오는 거의 모든 어른들은 '부모'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래서 좀도둑이 많은 유럽에선 보기 힘든 아래와 같은 장면을 발견하게 된다.

누구도 훔쳐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레고랜드 어른 종일 전기구 탑승권 (이런 표를 뭐라 부르는지?) 약 3만원.

by 친절한시선 | 2007/09/01 00:53 | 베를린에서 쓰는 일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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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reamx at 2007/09/03 10:40
자유이용권...ㅋㅋㅋㅋ
글구 같이 배를 타고 화이튕이라도 하는 모양이구만..
글구 역시 처한 상황에 따라 보이는게 다른 모양이다. 장애인 표시가 얼른 눈에 들어오는 걸 보니 말이다. 그럴 일은 절대로 없었으면 좋겠는데..
Commented by 친절한시선 at 2007/09/03 18:12
저 아이, 신나서 펄떡펄떡 뛰더라. 휠체어 넘어질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그리고, 그 뒤에 선 아저씨는 예수다.
Commented by 키루루 at 2009/09/22 22:07
사람 만드너라 힘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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